신천지 몰락, 4가지 징후
신천지 몰락, 4가지 징후
탁지일 교수 "신흥종교운동 쇠퇴기에 보이는 현상 다수 발생 중"
35년간 쉼없이 달리며 신도 수 20여 만, 자산 5천억여원의 규모로 급성장한 이단단체 신천지의 몰락을 탁지일 교수(부산대 교회사, 현대종교 편집장)가 예고해 주목을 끌고 있다. 탁지일 교수는 2018년 5월호 현대종교에서 이 주제를 다뤘다. 탁 교수가 신천지 몰락을 예고한 주요 이유는 4가지다.
먼저는 불안정한 후계구도다. 사실 2017년 10월 전까지만 해도 신천지의 후계구도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만희 교주(88세)의 옆에 ‘만민의 어머니’요 ‘신천지 후계자’로 자리했던 김남희전 압구정 신학원 원장이 늘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마저 ‘배도자’로 찍힌 것이 작년 10월경이다. 탁 교수는 여기에 주목하며 “신천지 몰락의 징조는, 불안정한 후계구도”라고 꼽았다. 신천지가 지속적으로 성장 지속하려면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후계구도의 안정이다. 그러나 신천지엔 이게 지금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예수의 영이 함께 하는 영생불사의 존재로 추앙받는 교주가 낙점한 후계자 김남희 전원장이 배도자였다면···. 결과적으로 예수의 영이 함께하는 이만희 교주에 대한 지도력이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건으로 본 것이다.
둘째는 신천지 아류 및 분파의 등장이다. 탁 교수에 따르면 신천지 과천장년섭외부 명의로 신천지 신도들에게 문자가 발송됐다고 한다. 신천지를 ‘배도자’로 비판하는 ‘새천지’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신천지 vs 새천지 교리비교’를 내세워 접근하니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탁 교수는 “아류 분파들의 등장은, 신흥종교운동 몰락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들 중의 하나”라며 “이만희 사후에 이는 더욱 본격화될 것이고, 분파 형성을 위한 이만희에 대한 교리적 폄하도 함께 진행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탁 교수에 따르면 분파 형성은 소멸기의 신천지가 반드시 조우해야할 운명이다.
셋째는 교회 및 사회와의 의도적인 갈등 구도 형성이다. 탁 교수는 최근 신천지가 신도들을 내세워 다양한 노출 집회를 열거나 대형버스 등을 이용해 공개적인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의외로 몰락의 징조로 꼽았다. 대외 집단 행동 등은 역설적으로 후계구도의 불안정성과 분파 조짐 등으로 인한 내부 동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신천지의 집단 행동에 대해 탁 교수는 “후계구도의 불안정성과 분파 조짐 등으로 인한 신도들의 동요를 막고, 지속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모든 쇠퇴기의 신흥종교운동들은 신도들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 외부와의 대립과 충돌을 의도적으로 야기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집단 행동이 또한 극단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일탈하지 못하도록 교회와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탁 교수는 경고했다.
넷째는 재산형성에 대한 집착이다. 쉽게 말해 ‘돈으로 흥한 자 돈으로 망한다’는 논리다. 신천지의 자산 보유 현황은 2017년 기준 대략 520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모든 신흥종교운동들의 종착지는 거점 확보이다. 안정적 거점 확보의 유무는 신흥종교운동의 존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신흥종교운동들은 발흥기를 거치면서 사업적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부동산 확보와 투자에 열을 올린다. 주로 성지 개발 등의 명목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부동산 매입 행위는 교리적 합리화를 필수적으로 동반한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신천지의 부동산 투자는 신천지 집회시설, 이만희 거주시설, 그리고 최근 청평에 신천지 박물관 등의 부속시설을 확보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일시적으로 한 조직의 규모를 과시할 수 있는 자산은 결국 ‘독’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게 탁 교수의 진단이다. 돈으로 시작된 ‘조직유지’는, 결국 돈으로 인한 ‘조직와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천지의 몰락을 예견하며 탁 교수는 “변증적 차원에서의 반증교육을 넘어, 전문적인 회복 및 치유 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혹(programmed)보다 회복(deprogramming)의 과정이 훨씬 더 어렵고 중요하다”며 “신천지 이탈 신도들이 가정과 교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교회 안팎의 공감대 형성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천지에서 육체로 영생하는 교주로, 구원자로 믿는 이만희 교주가 사망할 경우, 20여만 신천지 신도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이들 중 분명히 한국교회의 문을 두드리며 다시 돌아오려고 하는 신도들이 있을 게 분명하다. 그 때 과연 한국교회는 이들을 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