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첫 걸음
모든 일에는 그 첫걸음이 중요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중 모두가 잘못됩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합니다.
신앙생활도 그 처음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처음에 잘못 배우고 시작하면 자신의 평생을 그르치고 헛수고를 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또 그분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공연히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손해만 보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 신앙생활의 첫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그분과의 관계를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예수님, 그리고 성령님은 누구이시며, 그분들과 나 자신은 어떤 관계가 되는가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직도 교회를 다니시는 많은 분들이 하나님보다는 그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선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에게 모든 것을 아끼지 않으시고 넘치도록 주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관계없이 살던 사람들이 친구나 어떤 사람의 권유로 교회를 나오게 되는데, 그들은 하나님이나 예수님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이 그냥 교회로 인도되어 교회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이 누구신지도 모르고 하나님을 믿으면 좋다니까 그냥 열심히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교회는 아주 생소한 환경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세상에서 참석해 보던 모임과는 전혀 다른 교회의 모습이나 분위기에 어색해 합니다.
예배에 참석하면 전혀 들어보지 못한, 그래서 함께 따라 부를 수도 없는 찬양이 낯설고, 내용이 아주 생소해서 알아들을 수도 없는 목사님의 설교에 곤혹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연히 그들은 예배시간이 지루하고 빨리 끝났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그러나 인도해 주신 분의 친절한 안내와 교인들의 사랑과 도움으로 계속 교회에 출석하게 되면 차츰 다른 사람들과 교제도 하게 되고, 교회환경과 문화에도 점점 익숙해져 갑니다. 예배에 몇 번 참석하게 되면서 매 주일마다 반복되는 찬양도 몇 곡쯤은 따라 부를 수 있게 되고, 목사님의 설교 중에서 성경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말씀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흥미를 갖게 됩니다.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있는 남자들의 마음속엔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며, 아내를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생명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여자들은 환해진 얼굴 모습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신앙용어들도 그 뜻은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들과 함께 어울려 자연스럽게 자신도 분위기에 맞추어 따라 부르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를 오래 다니시는 분들 중에도 <할렐루야>나 <아멘>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그 용어를 계속 사용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성경공부를 기초부터 하지 않고 그냥 교회를 다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생활이 익숙해지면 교회에서 권하는 여러 가지 봉사를 하게 되고, 그러다가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교회의 직분도 받게 됩니다. 집사도 되고 장로도 됩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분들이 그러한 직분을 받게 되면, 그 직분이 마치 사회에서 생각하는 회사의 과장이나 부장 같은 직위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신앙수준이 상승했다고 착각하며 남들에게 인정 받기를 바라고 차츰 마음으로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열심히 기도를 하지만 실제로 그 기도를 들어 주시는 그 대상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남들이 기도를 열심히 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복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많은 복을 받고 싶어서 열심히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실시하는 새벽 기도회나 수요 기도회에도 열심히 참석을 하지만,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거나 그분이 자신의 삶에서 행하신 그 놀라운 일을 찬양하는 일보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열심 있는 기도생활을 인정해 주기를 원하는 마음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삶의 주체가 여전히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다니시는 많은 분들 중에, 신앙생활의 근본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는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분들이 많아서 참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기초학습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가를 깨달아가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주 기본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만일 그렇지 못하고 교회생활에만 열심을 낸다면, 그것은 하나님과 상관없는 외형적인 종교생활에만 충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열심은 내면 낼수록 더욱 삶은 공허해지고 피곤해집니다. 삶의 중심과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내면의 변화를 통한 신앙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곳에는 하나님의 생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 교회에 나오시는 분들에게 기초적인 신앙교육을 시키지 않고, 교인들이 늘어나는 일이만 관심을 갖는 교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의 얘기입니다. 성경공부 모임에서 우연히 몇 분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 분이 지금 믿고 있는 하나님은 누구시고, 예수님은 또 누구신가요? 그리고 하나님을 믿으면 됐지, 예수님은 왜 또 믿어야 합니까?”
불행하게도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많은 분들이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추측하며 생각하고 있는 자신들만의 하나님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 하나님은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창조주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이 편리한 대로 자신의 생각 속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또 다른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했지만, 실상은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우상을 숭배를 하고 있었습니다. 참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중에는 반드시 공부를 잘 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구분은 대개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결정됩니다. 다른 과목들은 시험 때가 되면 단시간에 암기하면 되지만, 영어 수학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그 과목들은 확실한 기초학습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문법을 모르면 이해할 수 없고, 수학은 공식을 모르면 풀어나갈 수 없습니다.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을 모르면 하나님을 알 수 없고, 하나님의 일하심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물론 하나님을 아는 데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가난한 심령으로 자신을 간절히 찾는 자에게 반드시 만나 주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목이 마른 자에게 우물을 파고 싶은 열정이 생깁니다.
교회를 오래 다녀도 성경에 관심이 없고, 말씀에 대한 영적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분은 아직 하나님의 생명으로 거듭나지 않은 분입니다. 말하자면, 그분은 아직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입니다.
생명은 양식을 필요로 합니다. 하나님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생명의 양식인 말씀에 배고프며, 생수에 목마르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도 하나님의 말씀에 관심이 없다면, 아무리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하나님의 일을 위해 충성을 한다고 해도 아직은 거듭나지 않은 형식적인 종교인일 뿐입니다.
신앙의 첫걸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먼저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모르고 열심을 내는 신앙생활은 여전히 자신이 하나님이 되고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모든 일을 자기 생각대로 주장하며 자기 고집대로 살아가는 자기중심적인 종교생활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곳에는 진정한 평화나 안식이 없이 여전히 피곤하고 의미 없는 삶이 존재할 뿐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할 교회가 분열되고 갈등이 생기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은 하나님과 함께하면서 그분을 닮아가는 여정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모르는 신앙생활은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님을 알게 되면,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깨닫게 됩니다. 성경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신앙의 기본입니다. 우리는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깨닫고 알아가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신앙생활은 관계의 삶입니다.
신앙생활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그분이 인정하시는 삶이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각자 그들이 살아온 삶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됩니다. 그 날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그분을 경외(敬畏)하며 성결하게 살아갑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과 함께 즐거워하는 삶이 우리의 삶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인정하고 그분과 언제나 함께하시는 삶이 우리에게는 가장 복된 신앙생활입니다.
우리 모두 매일매일 하나님의 말씀에 갈증을 느끼며, 그분의 임재 가운데 기쁨으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