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삶 다이어리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신앙생활과 생활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길어야 몇 개월이면 종식되겠거니 했지만, 의외로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침체된 영적 분위기 가운데 모두들 예배당 예배를 그리워하며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던 한 해였다.
9월 27일, 당회가 끝나기 직전 담임목사님으로부터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 ‘Logos & Life’, ‘말씀과 삶 다이어리’. 바쁜 목회 일정 중 언제 기획하시고 출판까지 하셨는지,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하나님과 더 친밀해질 수 있을까?’ 라는 영적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결과물임을 확신한다. 평소 철저한 시간과 에너지 관리로 자기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목사님이시기에 출판이 가능했을 터이다.
다이어리를 받아들고, 네이버에서 날짜 계산하는 방법을 검색해 시작하는 날부터 1,189일을 더해 2023년 12월 30일을 마치는 날로 적어두고, 오직 하나님 앞에서 나와의 약속인 자기 결박 계약서에 서명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연약한 피조물이기에, 1,189일 동안의 여정 위에 함께 하셔서 건강하게 무사히 마칠 것을 기대하며 하나님께 결단 기도문도 작성했다.
“창조의 주 나의 아버지 하나님, 오늘도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니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이 땅에 내려오셔서 죄와 허물을 용서해주시고, 영원한 생명의 자리로 옮겨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허락하시는 인생의 여정, 보다 하나님과 친밀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이를 위해 로고스 공동체가 말씀과 삶 다이어리를 시작하며 저 또한 시작하오니,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셔서 성실하게 이 여정을 채워가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통독 중인 스가랴 4장부터 ‘말씀과 삶 다이어리’를 작성했다. 먼저 말씀을 정독하고, 감동을 주시는 오늘의 말씀을 적고, 이 말씀을 바탕으로 오늘의 기도를 하며 오늘의 감사 세 가지를 적어 내려갔다.
무한하신 창조주 하나님 앞에 유한한 피조물로서 감사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잊고 지나칠 때가 다반사이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며,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고 하셨다. 이런 진리를 알면서도 불만과 불평을 저버리지 못하는 일상이지만, 말씀과 삶 다이어리를 작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나도 모르게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자발적인 고백으로 이어진다.
생각이 행동과 습관을 거쳐 가치관, 인생관으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다. 감사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주를 바라보는 삶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면서 통독보다 깊은 정독을 통해 진리의 말씀을 깨닫게 하시는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한다.
매일 아침 짧은 시간이지만, 하나님과 소통하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서 측량할 수 없지만, 말씀과 삶 다이어리를 통해 말씀과 기도 그리고 감사의 고백을 이어가는 중에 또한 아름답게 하실 것을 신뢰하면서 오늘 아침도 다이어리를 채워 나간다.
한 구절씩 채워가면서 ‘내가 과연 믿음으로 살고 있는가?’ 스스로 살피고 시험해보는 기회가 된다. 주님께서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오늘도 거룩의 삶을 살고 싶다.
하루 한 장, 벌써 3개월이다. 제법 쌓여진 말씀의 기록과 감사의 고백, 그리고 기도로 채워진 말씀과 삶 다이어리를 보며 세월이 화살같이 지나감을 실감한다. 말씀과 삶 다이어리를 통해 내 모든 일상이 하나님의 영광이요, 주님 영광 받게 되시는 삶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